“UAE의 적은 이란, 대한민국의 적은 북한”, 윤 대통령 발언은 무지몽매가 부른 외교참사
이란은 1962년 중동 국가 중 최초로 대한민국과 수교한 나라이다. 1960~70년대 중동개발 및 원유 수출입으로 이란과 한국은 대사급 외교관계가 지속된 우호국이다. 그런 이유로 대한민국 서울 강남 핵심에 ‘테헤란로’가 이란 테헤란에는 ‘서울로’가 있듯이 두 국가의 관계는 한번도 적대적인 시절이 없었다.
미국의 대이란 제재로 인하여 2010년 이후 이란의 중앙은행은 국내은행에 계좌를 만들고 그 계좌를 통해 원유 대금을 지급받아 왔지만, 트럼프 정부 당시 미국 국내법을 이용한 이란 제재로 국내 계좌의 이란 원유대금 지급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했다. 원유대금만 70억달러(8조 6,600억 원)의 대금이 미지급 되어 있는 상태로 국내에 묶여 있는 상황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두 국가는 여러 외교 채널을 통해 접촉하고 있다.
중동은 최근까지 시아파와 수니파의 갈등으로 혼란 속에 있었으나, 근래에는 갈등이 줄어들고 중동 국가들 간에 미래 발전을 위해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아랍에미리트(UAE)와 이란 또한 갈등으로 대사급 외교관계가 공사급으로 격하되기도 했으나, 둘은 갈등의 관계보다는 협력의 관계에 있었다.
인구 100만의 두바이에 이란 기업이 8,000여 개 진출해 있고 사업 규모도 약 3천억달러에 이르며, 50여만 명의 이란인이 경제활동을 하고 있다. 두 국가의 교역액 또한 상당한 규모로 연간 120억 달러에 이른다. 후르모츠 해협을 두고 맞대고 있는 두 국가는 현재 적대적인 관계가 아닌 공존·협력의 관계이다.
아랍에미리트에 주둔하고 있는 아크 부대를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은 “아랍에미리트의 적은, 가장 위협적인 국가는 이란이고 우리 적은 북한”이라고 발언은 이란과 대한민국의 관계에 있어 많은 악영향을 만들 수 있다.
이란 외교부는 윤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한국 정부의 해명을 요구했고 이란 언론은 한국의 대이란 정책이 바뀐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드러냈다.
나세르 칸아니 이란 외교부 대변인은 16일 윤 대통령의 최근 ‘간섭하기 좋아하는’ 발언을 평가하고 있다며 한국의 해명을 요구했다고 이란 <이르나>(IRNA) 통신 등이 보도했다. 칸아니 대변인은 한국 대통령의 발언은 “이란이슬람공화국과 아랍에미리트를 포함한 페르시아만 연안 국가들과의 역사적·우호적 관계 및 빠르고 긍정적인 개선에 대한 완전한 무지”를 드러내는 것이고 “외교적 타당성을 완전히 결여한 것”이라면서 “한국 외교부의 해명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 발언은 현지 주둔 중인 한국군 아크 부대 부대 장병들을 대상으로 한 발언이어서 파장이 더 커지고 있다. 아랍에미리트에 주둔한 한국군이 ‘아랍에미리트의 적인 이란’을 겨냥하고 있다는 오해를 부를 수 있기 때문이다.
민감한 반응이 이어지자 외교부는 17일 “임무 수행에 최선을 다하라는 취지의 격려 말씀”이었다며 “이란과의 관계 등 국가 간의 관계와는 무관하다. 불필요하게 확대 해석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거듭 해명했다. 또 “1962년 수교 이래 이란과 오랜 우호협력 관계를 이어온 바, 이란과의 지속적 관계발전에 대한 우리 정부의 의지는 변함없이 확고하다”고 강조했다.
대부분이 언론들과 여당은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옹호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어, 지난 미국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발언 이후 외국 순방 중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정확한 지적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란과 아랍에미리트는 페르시아만 섬들의 영유권 문제나 수니-시아파 갈등으로 불편한 관계에 있지만, 역사적으로 여러 영역에서 밀접하게 얽혀있어 외국 정상이 공개 석상에서 ‘적’으로 단언할 수 있는 관계는 아니다. 이런 역사적 관계에 무지한 발언, 다른 국가의 외교관계에 대한 윤 대통령의 발언은 대한민국 국익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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