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가평군 광역형 장사시설 복장리 마을 설명회, 주민들 반응은 시큰둥.
[복장리 주민들의 목소리]
27일 오전 11시, 가평군 공동형 장사시설 유치를 위한 마을 설명회가 가평읍 복장리 마을회관 앞에서 열렸다. 마을회관 앞에 이동영상송출차량과 방송 장비가 준비되고 마을 주민들을 위한 의자가 마련되었다.
[▲ 복장리 마을회관 앞의 주민들]
날씨가 흐린 가운데 진행 된 행사에는 입구부터 ‘장사시설유치 반대’ 현수막이 걸리고, 팻말이 꽂혀 있었다.
30여명의 마을 주민들이 마을회관 주위에 모인 가운데, 정작 설명회를 듣기 위한 인원은 앞줄에 5~6명 정도였고, 뒤에는 화장시설 유치 반대를 위한 주민들이 대부분이었다. 그간 성황리에 열리고 있다는 마을 설명회에 대한 소문과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 복장리 마을회관에서 진행된 설명회]
담당팀장의 간단한 설명과 영상 2편 시청이 있었고, 이어 주민들의 질의 시간을 거쳐 1시간 동안의 주민 설명회는 걱정했던 큰 탈 없이 마무리 되었다.
하지만, 참석한 마을 주민들의 핵심적 질문에 똑 부러진 답을 내놓지 못하는 군의 준비성 부족을 그대로 보여준 설명회였다.
편집장도 어제 처음으로 한 언론에서 제작한 군의 ‘장사시설 홍보영상’을 보았다. 그냥 영상을 보면서 영상에서부터 실패한 홍보마케팅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2편의 영상에는 오로지 장사시설의 필요성과 장점만을 보여줬다. 세상 살면서 모든 일에는 장단, 음양이 있기 마련인데, 어찌 단과 음은 하나도 없는지.
Risk and Benefit(위험성과 이익)은 우리가 만나는 모든 일에 존재한다. 누구의 말처럼 그래서 우리는 ‘위험성과 이익’ 사이에 끊임없는 선택을 해야 하는지도 모른다. 예를 든다면, 오늘부터 가평체육관에서 어르신을 대상으로 하는 코로나백신 접종이 시작된다. 백신접종으로 인한 ‘위험성’보다 ‘이익’이 크기에 많은 분들이 백신 접종을 선택했을 것이다.
그럼 무엇이 문제였는가? 장점과 단점을 영상에서 여과 없이 보여주고, 장점으로 인한 이익이 단점으로 인한 위험성보다 훨씬 더 크다는 것을 군민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리는 것이 부족했다.
주민들은 장사시설 유치로 인한 이익보다 유치 과정 중 수 십년간 정을 나눈 이웃끼리, 마을끼리 씻을 수 없는 상처만 남는 단점, 즉 위험성이 크다는 목소리를 낸다. 이에 군은 적극적으로 중재자의 역할도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 복장리 마을회관 앞에 놓인 반대 현수막]
장점만 넘쳐나는 장사시설인데, ‘왜 가평군보다 인구도 많고 더 급해 보이는 남양주시, 구리시, 포천시에는 적극적으로 시설을 유치하지 않는가?’하는 의문이 생긴다.
이면에는 정치적인 입장이 깔려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가평군수는 3선의 마지막 임기를 향해서 가고 있지만, 나머지 시장들은 내년 지방선거에서 재선을 해야 하는 입장이다. 그 시장들이 주민 분열로 인한 지지율 하락에 따른 시장 재선 실패를 모르지 않을 것이다.
설명회에 참석한 이웃마을 고성리, 산유리 주민들이 말하는 좁고 구불구불한 75번 국도의 위험성과 불편함, 이미지 훼손 등의 걱정. 그리고 복장리 마을 주민들이 말하는 또 군의회에서도 지적한 ‘가평읍 예산의 집중화’ 그것도 읍내리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모든 사업으로 소외되어 있는 마을들의 불만의 소리.
[▲ 산유리 마을회관 앞에 걸린 반대 현수막]
‘균형 있는 가평발전’을 이루겠다고 하여 현 군수를 지지하고 뽑아줬는데, 버림받은 것 같은 상실감. 임기 말 군민의 여론 수렴 없는 무리한 사업 진행과 소통 부재. 그 동안 곪았던 고름이 한꺼번에 터지기 시작한 것 같다.
27일 오후 7시 상색리에서 진행하기로 했던 마을 총회는 마을의 안위와 혹시 모를 감염병 위험에 대해 상색리 이장이 직권으로 취소, 무기한 연기하였다. 한 마을 주민의 ‘고열 증상’이라는 표면적 이유보다 앞서 말한 마을 주민들 간의 불화라는 본질적 이유가 원인이 되어 철회를 선택한 것은 아닌지?
운악리와 이곡리가 앞으로 마을총회 또는 설명회를 할 예정이다. 운악리는 제대로 된 행정적 절차를 밟기 위해 5월 3일 오전 10시로 총회가 연기된 상태이다.
이곡리 장사시설 유치에 반대하는 북면 반대대책위 및 북면 주민들이 30일에 반대시위를 한다고 예고하고 있고, 읍내리, 승안리, 마장리에서도 동참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과연 장사시설 유치가 제대로 진행될지 귀추가 주목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