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원자력 녹색에너지 분류는 더 엄격한 규제를 의미 (EU Taxono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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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원자력 녹색에너지 분류는 더 엄격한 규제를 의미 (EU Taxonomy)

남영삼편집장

2월 2일 유럽연합(EU)이 원자력 발전에 대한 투자를 '친환경'으로 분류하는 녹색분류체계를 확정한 가운데, 이를 두고 국내 언론들은 지난 1일 대선 토론에서 있었던 이재명 후보의 유럽연합분류체계(EU Taxonomy)에 대한 이해가 틀렸다며 대대적으로 보도를 했다. 그러면서 국내 재계가 '한국형 녹색분류체계'에도 원전을 넣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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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럽연합, EU Taxonomy]
 

하지만, 국내 언론들, 특히 래거시미디어들의 보도는 하늘을 손바닥으로 가리는 행위로밖에 볼 수 없다. EU가 제시한 녹색분류체계의 기준을 살펴보면 현재 원전 기술로는 친환경으로 분류되기 어렵다. 전문가들은 EU가 녹색분류체계에 원전을 포함했지만, 이는 사실상 원자력 업계에 규제를 더한 것이라고 봤다. 


유럽연합의 분류체계에 대한 원문을 보면 'On 2 February 2022, the Commission approved in principle a Complementary Climate Delegated Act including, under strict conditions, specific nuclear and gas energy activities in the list of economic activities covered by the EU taxonomy.' 이라고 나온다. 원자력과 가스에너지를 녹색분류체계에 포함시킨다고 나온다. 하지만, '엄격한 조건'이라는 전제가 달려 있다. 그러니 이재명 후보가 얘기한 조건부 승인이라는 발언이 맞게 되는 것이다.


그러면 저 '엄격한 조건'이라는 것이 원자력에너지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첫째, 2050년까지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분장을 확보하고, 운영 세부계획이 있어야 한다. 이에 더해 2025년부터 신규건설되는 원전과 수명 연장을 하는 원전에 대해서는 '사고 저항성 핵연료'를 적용하는 경우에만 녹색분류체계의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했다. 일단 전세계에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분장을 확보한 국가는 핀란드와 스웨덴 뿐이다. 핀란드는 처분장 부지를 확보하고 건설하는데 40년이 걸렸다. 스웨덴 역시 부지 확보에 약 50년이 걸렸고, 운영에는 시간이 더 걸려 2030년대에 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한국은 어떤가? 한국은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리장을 위한 부지 선정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경주의 폐기물 처리장의 경우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을 처리하기 위한 시설이 아니다. 한국에서는 현재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을 핵발전소 부지에 보관하고 있는 실정으로 이것이 포화상태가 되면 어쩔 수 없이 경주의 시설을 이용할 수 밖에 없고, 이는 곧 지역 주민들의 반발로 이어질 것이 뻔하다.


둘째, '사고 저항성 연료' 기준은 원자력에 대한 새로운 규제가 생긴 것이다. 기존에는 지르코늄 피복 핵연료를 사용하는데, 이 경우 고온에 노출되면 녹거나 공기에 노출돼 화재가 나거나 폭발할 수 있다. 체르노빌, 후쿠시마 등 원전 사고가 이런 이유로 일어났다. 사고 저항성 핵연료는 원래의 핵연료에 크롬계열의 코팅을 적용해서 고온에서도 화재·폭발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미국 웨스팅하우스, 제너럴 일렉트릭 등의 회사에서 2030년쯤 상용화하는 것을 목표로 개발 중인 기술이다. 즉 현재 유럽연합이 원하는 '사고 저항성 연료'를 현재 당장 적용해서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유럽 원자력산업협회 조차 "원자력의 녹색분류체계 포함을 환영한다"면서도 "2025년가지 사고 저항성 핵연료를 사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사고 저항성 핵연료가 2030년에 개발된다고 해도 원전에 적용하기까지 시간이 더 걸린다. 새로 만들어진 '사고 저항성 핵연료'를 원자로에 맞는 설계 코드를 갱신하는데 적어도 4~5년이 걸린다. 여기에 허가기간을 포함하면 5~10년이 걸린다. 2025년까지 사고 저항성 핵연료를 사용하라는 것은 하지 말라는 이야기와 같다.


이와 같은 '엄격한 조건'을 건 원자력에너지의 녹색분류체계 포함은 오히려 간접적인 규제 요인이 될 수 있다.


원자력 발전을 통한 에너지 획득과 친환경에너지 공약으로 걸고 있고 있는 윤석열 후보라면 RE100과 Eu Taxonomy는 적어도 알고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누군가 써준 원고만 잘 읽는다고, 매번 뭔가를 가르쳐줘야 하는 사람이라면 한 나라의 운명을 짊어진 대통령으로서의 자격이 미달인 셈이다.



참고 사이트 : https://ec.europa.eu/info/publications/220202-sustainable-finance-taxonomy-complementary-climate-delegated-act_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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