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가 21일 오후 국회 당 대표실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윤석열 대선 후보 선거대책위원회와 관련한 모든 직책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21일 상임선대위원장 사퇴 발표 기자회견을 마친 뒤 회의실을 나서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 대표는 “선대위 내에서의 모든 직책을 내려놓겠다. 선거를 위해 홍보미디어 총괄본부에서 준비했던 것들은 승계해서 진행해도 좋고 기획을 모두 폐기해도 좋다. 어떤 미련도 없다. 당 대표로서 해야 할 당무는 성실히 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상임선대위원장은 물론 홍보미디어 총괄본부장 직책 역시 사퇴하겠다는 뜻이다.

또한 이 대표는 “선대위 구성원이 상임선대위원장의 지시를 따를 필요가 없다고 한다면 이것은 선대위 존재의 필요성을 부정하는 것, 거기에 더해 이를 바로잡는 적극적인 행위가 없고 오히려 여유가 없어서 당 대표를 조롱하는 유튜브 방송 링크를 취재하는 언론인들에게 보냈다는 것을 확인하는 순간 확신이 들었다. 울산에서의 회동이 누군가에게는 그래도 대의명분을 생각해서 할 역할을 해야겠다는 책임감을 안겨줬다면 일군의 무리에게는 한번 얼렁뚱땅 마무리했으니 앞으로는 자신들이 마음대로 하고 다녀도 부담을 느껴서 지적하지 못할 것이라는 잘못된 자신감을 심어준 모양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리고 이때다 싶어 솟아나와서 양비론으로 한마디 던지는 윤핵관을 보면 어쩌면 이런 모습이 선거 기간 내내 반복될 것이라는 비통한 생각이 들었다”고 밝히며 당내 대선 준비 과정 중에 드러난 일명 ‘윤핵관’에 대해 비판의 태도를 보였다.

JTBC 여론조사 결과 최근 윤석열 후보지지율이 이재명 후보에게 오차범위 내에서 역전이 되었고, 이는 김건희씨 의혹을 대응하는 국민의힘의 태도와 잘못됐다는 평가가 여론에 그대로 나타났다는 분석으로 이에 대한 책임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게 된 것이다.

이 대표가 문제 삼은 인터넷 기사에는 이른바 ‘윤핵관’으로 불리는 당 관계자가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한다. 특히 이준석 대표는 2선 후퇴해야 한다”고 인터뷰를 했고, 이에 이 대표와 조수진 최고위원은 생각 차이를 여실히 드러내며 노골적으로 살얼음판의 당내 분위기 만들어냈다. 당내 인사들이 중재에 나섰음에도 불구하고 이 대표는 조 최고위원의 사과도 듣지 않고 오늘 바로 사퇴 입장문을 발표한 것이다.

국민의힘 당 안팎에서는 내부적으로 논쟁과 타협을 거치는 정치적 리더십을 발휘하기는 커녕 내부 알력싸움에 함몰된 모습을 보이는 것에 대한 비판이 봇물처럼 터져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