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문] 자라섬 ‘사랑의 오작교’를 기대하며

칼럼


[기고문] 자라섬 ‘사랑의 오작교’를 기대하며

남영삼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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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평군 관광전문위원 이상용(경영학박사)]

성춘향과 이몽룡이 광한루 오작교에서 사랑을 나누는 대목의 원전은 중국 후한시대에 만들어진 설화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고구려 고분벽화의 그림을 모티브로 스토리텔링화한 문화관광해설 자료이다. 이 오작교 스토리는 하늘 별자리에서부터 시작되었다. 해마다 칠월칠석 무렵에 견우성과 직녀성이 은하수강에 근접하는 장면을 보고 만들어졌다. 오작교 스토리는 오랜 세월 소설, 민요, 시조, 가요 등에 활용되었으며, 시대 흐름에 따라 새로운 구전으로 재생산되면서 민중 속으로 퍼져나가게 되었던 것이다.

북한강 유역, 수도권 제일의 축제섬, 자라섬 일대에서도 해마다 칠월칠석 즈음에 까마귀와 까치들이 한데 모여 왁자지껄 울부짖으며 뭔가 만들고 있는 풍경이 관찰되곤 한다. 이러한 기초 자연자원을 기반으로 자라섬에 오작교 SF 스토리텔링을 고도화한다면 지역의 독특한 문화관광해설 자료로 승화시킬 가치가 있을 것이다.

소 잘 키우던 견우와 베 잘 짜던 직녀는 혼인을 하고 난 다음 허구한 날 사랑을 나누며 시간을 허비했다. 보다 못한 옥황상제는 은하수강을 사이에 두고 둘을 갈라놓았다. 그리고는 칠월칠석날 은하수강 양편에서 만나 얼굴만 보라고 명령했다. 칠석날만 되면 둘은 은하수강 사이에 서서 목놓아 울었다. 보다 못한 까마귀와 까치들이 모여 은하수강에 사랑의 다리를 만들기로 했다

자신들의 몸을 붙이고 날개를 펴서 은하수강 사이 끝과 끝을 이었다. 얼마나 힘들었던지, 칠석날이 지나고 나면 머리가 다 벗어졌다. 덕분에 견우직녀가 만나 사랑을 나누게 되었고 하늘이 맑아지며 폭우도 그쳤다. 사람들은 다리 이름을 오작교(烏鵲橋)라고 했다. 역사문헌으로, 평안남도 남포시 덕흥리 고구려 고분벽화의 무덤 천장 벽에 은하수를 사이에 두고 소를 끌고 가는 견우, 강 건너편에서 견우를 하염없이 바라보는 직녀의 모습을 그린 설화로 남아 있다. 덕흥리 고분은 서기 408, 광개토왕 18년에 축조되었으며, 공민왕이 칠월칠석 설화를 바탕으로 제사를 지냈다는 기록이 고려사에 남아있다

해방 후, 1946년 최남선이 조선상식문답 풍속편에 이 오작교 역사문화 스토리를 상세한 기록으로 남겨놓아 오늘날까지 세세하게 전해지고 있다.

북한강 유역에 칠월칠석 즈음에 폭우가 내리면 피해가 속출한다

가평군은 자라섬 일대 치수를 위해 온갖 대책을 수립하고, 홍수 재난을 예방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홍수 시에 의암댐과 소양감댐에서 방류를 하고 청평댐에서 수문 개폐를 조절하면 북한강 40구간의 수위가 급격하게 상승하고, 자라섬 일대가 범람하게 된다. 자라섬 입구 고수부지와 섬 내부까지 연결되는 통행로는 단차선이기 때문에 집중호우로 인한 재난 발생 시 병목현상이 일어나게 된다

특히 여름성수기, 자라섬 캠핑장과 관광 편의시설에서 휴가를 즐기는 관광객들이 신속하고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는 다양한 통로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었다. 2019년 경기도 정책공모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자라섬 수변생태관광벨트 조성후속으로 진행한 전문가 세미나 결과, 자라섬 서도와 달전리 고수부지 구간에 도보교를 건설하면 좋겠다는 제안이 나왔다. 지난 2년 동안 기관들과 협의를 한 끝에 드디어 자라섬 홍수재난 대피용 다리를 건설하게 되었다. 길이 165m, 2m의 현수보도교(출렁다리)이다.

오랫동안 북한강 자라섬 부근에서 무리지어 자생하는 까마귀와 까치들이 칠석날 즈음에 폭우가 내리고 홍수 재난이 발생하면 모여서 극성스럽게 울부짖으며 날아다니곤 했다. 자라섬 현수보도교가 완성되고 나면 그들도 마음 놓고 편안하게 살아가게 되지 않을까 기대한다. 이렇게 자라섬에 사랑의 오작교가 탄생할 날이 머지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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